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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과 기울어진 천칭비

찌끄레기

*단나더 2챕 모티브

 

 

 

"그래서 무슨일로 부른거야?"

 

빈 교실에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이런 분위기가 익숙한 코바시카와는 그저 불안해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우에하라를 바라보았다.

 

"그냥 반친구로써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어서 불렀다. 조사하느라 바쁠텐데 흔쾌히 와주어서 고맙다."

 

"우에하라 같은 반 친군데 뭘 긴장하고 그러냐? 말할려는 것도 그냥 말해 괜히 돌려말하지 말고"

 

우에하라는 코바시카와의 말에 결심했다는 듯이 숨을 한번 쉬고는 입을 떼었다. 

 

"사람을 한명 죽여줬으면 아니, 내가 사람을 죽일수 있게 도와주었으면 좋겠다."

 

우에하라의 입에서 나온 말은 믿기지 않는 말이었다. 사실 초고교급 암살자인 코바시카와를 단둘이서 만나자고 부르는 용건은 거의 이런 거래였지만 첫인상이 세상물정 하나도 모른다는 순수한 도련님이었던 우에하라가 진짜로 거래를 요청할 줄은 몰랐다. 잠시 당황하던 코바시카와는 이내 평소의 표정으로 고치고는 말했다.

 

"아 진짜 그런 용건으로 부른거구나 그럼 미안하다. 너가 사람을 죽이고 학급재판을 통과하면 나는 죽잖아? 이래봬도 내 목숨값은 꽤 비싸니까"

 

"아....미안하다. 지금 얘기는 못들은걸로 해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말하고 교실을 나가는 우에하라의 표정에는 당황과 실망이 보였다. 코바시카와는 한동안 그 표정이 잊혀지지 않았다.

 

 

다음날,다를것 없는 아침식사였지만 한사람은 달랐다. 계속 돌아가던 눈동자를 멈추려고 노력하던 코바시카와는 고개를 푹 숙였다. 옆에서 이노리가 걱정된다는 듯 괜찮냐고 물어보았지만 코바시카와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평소 '고독한 도련님' 등 혼자다니는걸 좋아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신경쓰지 않았다. 우에하라는 평소 다른 친구와 다니는 일이 없었고 있다고 해도 자신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활동들이기 때문에 더욱 말할기회가 없었다. 게다가 킨조의 물타가 이후로 가끔씩 하던 인사도 사라졌다. 하지만 어제의 대화로 코바시카와의 신경은 온통 우에하라에게로 쏠려있었다. 결국 코바시카와는 더는 들어가지 않는 음식을 버리고 식당을 나갈채비를 하는 우에하라에게 다가갔다.

 

"우에하라, 오늘 뭐하냐? 어때 오늘 내방에서 게임한판 할래?"

 

다른 사람에게는 친한 친구 둘이 약속을 정하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우에하라의 머릿속은 여러 의문으 가득했다. 코바시카와를 신경쓰고 있던 우에하라는 얼굴에 불편하다는 것을 숨기지 못하고 대답했다. 

 

"도서관에 간다만 혹시 더 할말이 없다면 나는 이만"

 

"그럼 나도 같이 가도 되냐? 보고싶은 책이 있어서 근데 도서관은 조사말고 가본적이 없어서"

 

그리고는 얼굴에 사람좋은 미소를 걸고 우에하라를 바라보았다. 평소였다면 같은 반 친구의 약속은 받아들였은 거지만 살인을 하기로한 우에하라는 그 사실을 알고있는 코바시카와는 꼭 피해야만 하는 상대였다. 우에하라는 거절은 익숙하지 않아 뜸을 들였다.그때

 

"그 코바시카와가 책을 읽을려고 하다니 분명 별일이구마 서쪽에서 해가 뜬게 분명하다."

 

"그러게여 우에하라 코바시카와를 잘부탁해여"

 

그리고는 이라나미는 마치 코바시카와의 부모님이 된냥 소매로 눈물을 훔치는 시늉을 하였다. 순식간에 거절할수 없는 분위기가 되버렸다.

 

"하...이따 2층 도서관앞으로 와주게나"

 

그리고는 우에하라는 식당문을 열고 나왔다. 벌써부터 피곤한 느낌에 한숨을 쉬었다.

 

우에하라앞에 앉은 코바시카와는 책은 읽지도 않고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자신을 바라보았다. 때문에 우에하라도 덩달아 집중이 되지 않았다. 사실 아침을 먹은후 개인실에 돌아가 본격적으로 살인계획을 짤려고 했다. 하지만 그 일은 모두에게 말할수도 없었고 급하게 떠올리고 둘러댄게 도서관에 가야한다는 핑계였다. 당장이라도 개인실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반짝거리며 바라보는 코바시카와의 눈빛에 포기하고 아무거나 집은 책에 눈을 돌리고 집중하려했다. 하지만 코바시카와는 도와주지 않았다.

 

"살인준비는 잘 되가냐?"

 

"그런건 왜 물어보는 것인가? 이렇게 말할거면 차라리 거래를 요청하지 않았을것이다."

 

그때 코바시카와를 불러내지 않았다면 아니 자연스럽게 일상적인 이야기로 말을 돌리기만 했어도 이런 상황은 오지  않았을 것이다. 머릿속이 후회로 점점 가득해졌다.

 

"그러게, 왜 나한테 말했어? 내가 널 배신하고 학급재판에서 너가 범인이라고 말할 수도 있었을 텐데"

 

되묻는 코바시카와의 말에 우에하라의 표정이 점점 굳어갔다. 아까전까지 차있던 까만 후회들이 하얗게 변했다. 

 

"나는 꼭 여기를 나가야 한다. 그래서 너에게 도와달라 부탁한거고... 혹시 말할 것인가?"

 

"괜찮아, 괜찮아 어짜피 너가 범인이라고 무턱대고 말하면 나한테 의심이 쏠려서 말은 안할거야 어짜피똑똑한 메카루나 킨조같은 애들이 추리해주겠지 쫄지마, 임마"

 

코바시카와는 평소에 볼수 없던 진지한 표정을 풀었다. 살인이나 범인이라든지 다른애들이 들었다면 경악할 말들이었다. 솔직히 우에하라도 이 학교에 갇히지 않았다면 평생 들어보지 않았을 수도 있던 말들이다. 하지만 초고교급 암살차인 코바시카와는 일상이라는듯 너무다 당연하다는듯 말했다. 

살인계획을 짤려고 해도 우에하라는 어설플 수밖에

없었다. 결국 뭐든지 물어봐라고 하는듯 우에하라 바라보고있는 코바시카와에게 물어보기로 하였다.

 

"저, 코바시카와 뭐하나 도와줄수 있겠나?"

 

"어 당연하지 이 코바시카와님에게 맡겨봐!"

 

"몇가지 물어볼게 있어서 그런데 여기는 사람이 들어올 수도 있고... 그래, 이따 저녁에 내방으로 와주겠나? 기다리고 있겠다."

 

"어 그래? 불러준다면야 고맙지 상속자의 방도 구경해보고 그럼 이따보자!"

 

자기가 받아낼 일은 다 받아냈다는듯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나가는 코바시카와가 못 미더웠지만 그래도 나름 초고교급 암살자이고 이미 들킨거 믿고 맡기기로 했다. 

 

'돌아가서 개인실 청소라도 해야겠군'

 

 

또 오늘의 저녁이 찾아오고 하나둘씩 식당으로 모였다. 이라나미는 자기의 옆에서 밥을 먹으며 웃고있는 코바시카와를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아니 왜 밥 먹으면서 그렇게 실실웃어여? 기분나빠여"

 

"기분나쁘다니 사람 앞인데 너무 심한거 아니냐?"

 

"아무튼 찾고있다던 책은 찾았어여? 그거 찾는다고 점심 농구도 빼먹었잖아여"

 

"책?....아 찾았어"

 

"코바시카와를 도서관에 가게하는 책이라니 대단하네여 책 이름이라도 알려주세여"

 

"저...그게 책은 아니고 음... 뭐 얻었으면 된거지 안그러냐? 그럼 나는 약속이 있으니 이만 가봐야겠다." 

 

분명 지금쯤이라면 우에하라는 개인실에 있을것이다. 오늘은 다른때보다 저녁도 늦게 먹었으니 부지런한 우에하라는 분명히 벌써 심야시간 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음... 선물이라도 가져가야 되나?"

 

주머니를 뒤져 나온 모노쿠마 매달로 뽑은 메모수첩을 들고 우에하라의 개인실 문을 두드렸다. 곧 문이 열리고 우에하라가 나왔다.

 

"나왔다. 너 저녁은 먹었냐?"

 

"한참전에 먹었다만"

 

"윽 그렇게 단칼에 거절하면 좀 뻘쭘해진다. 아, 이거"

 

그러고는 메모수첩을 건내주었다.

 

"이게...뭔가?"

 

"아까 모노쿠마 뽑기로 뽑았어 필요할때가 있을거 같아서 일종의... 서비스라고 하면될까?"

 

"아, 고맙다. 도움받는건 난데 이런걸 받다니"

 

"어짜피 난 메모수첩같은건 필요없거든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초고교급 상속자의 방은 상상했던것처럼 반짝반짝한 누가봐도 비싸다고 생각하는 물건들이 놓여있었다. 방의 분위기에 맞게 모든 방에 놓여있는 식탁과 의자도 다른 물건들과 같이 바뀌어 있었다. 코바시카와는 그중 한 의자를 방 한켠에 있는 책상 옆에 끌어 놓았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안경을 꺼내 쓰고 우에하라를 바라보았다. 우에하라는 표정을 잠시 찌푸렸다.

 

"코바시카와 혹시 시력이 안 좋은 건가?"

 

"아니, 나 시력 1.0넘는데?"

 

"그럼 왜 안경은...."

 

"아, 이거 기분낼려고 어때 좀 메카루 같아?"

 

그러고는 안경을 치켜올렸다.

 

"자, 학생 수업을 시작하지"

 

분명히 장난스러울줄 알았던 코바시카와는 이외로 진지하게 조언해주었다. 푹신한 의자와 코바시카와의 목소리에 분위기가 좀 더 부드러워졌다.

 

"심야시간때는 킨조같은 애들이 돌아다니니까 조심해야해 심야시간 전에 타겟을 미리 기절시키고 킨조가 다른 곳에 있을때나 따로 다른곳에 불러내고 난후에 범행을 하는게 좋겠지 타겟은 잘 돌아다니지 않는 사람이 좋아  범행후 바로....."

 

자신이 알려주는것을 메모수첩을 열심히 적고있는 우에하라를 보던 코바시카와는 넌지시 물어보았다.

 

"우에하라, 동기가 뭐길래 그렇게까지 하는거야?"

 

우에하라는 쓰던것을 멈추고 코바시카와를 바라보았다.

 

"그런건 왜 물어보는건가"

 

"음, 살인같은거 손도 대지않을거 같던 너가 나한테 찾아와서 부탁할만큼의 동기가 뭔지 궁금해서 역시 동기테이프?"

 

"뭐....어짜피 너한테는 다 들켰으니 말해도 괜찮을거 같으니 물론 아직 완전히 너를 믿는건 아니지만 누군가한테 말하고는 싶었으니 잘된것인가"

 

얽히는 눈빛과 진지하게 변해버린 공기속에 괜히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어디서부터 얘기를 해야하나... 우리 기업에서 후원하는 보육원이 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자주 그 보육원을 갔고 또 그곳의 아이들과도 친분이 있다. 물론 이곳에 오면서 떨어지긴 해도 편지도 주고받는다."

 

"사실 기업에 상속자라고 하기에는 나의 능력은 턱없이 부족한데나의 부모님은 나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계신다. 항상 기대에 못 미치는 내가 부끄러워 어느날 도망치고 말았다. 그리고 그 도망친 곳이 그 보육원이다. 그 아이들은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응원해줬다. 그 후 나는 항상 아이들을 의지하고 있다.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던건 아이들의 덕이 크다."

 

"너에게는 그 아이들이 소중했구나"

 

"ㄱ,그런데 전에 본 비디오에는 아이들이 보육원에서 나에게 인사를 해주었는데... 갑자기 화면이 이상해지더니 아이들이 없어지고 보육원은 불에 타고 있었다. ㄴ,난 꼭 나가야한다. 아직 고맙다는 말도 못했고 그 아이들에게 진 빚을 갚아야한다."

 

우에하라는 손을 덜덜 떨었다. 우에하라가 얼마나 그 아이들을 아끼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에 드러나는 감정들에 자기가 보았던 비디오가 눈앞에 그려져 그  끔찍한 절망을 느낄수 있었다.

 

"미안하다. 이런거 괜히 물어봐서 기억하기 싫었을텐데"

 

"아니다. 너도 이런 이야기 변명처럼 들렸을텐데도 끝가지 들어주어서 고맙다."

 

그때 심야시간을 알리는 방송이 울렸다.

 

"아 심야시간 됐다. 킨조가 뭐라고 할지도 모르니까 난 가볼게 이럴때 가서 미안하네"

 

"코바시카와"

 

"어?"

 

가려고하는 코바시카와의 팔을 잡았다.

 

"혹시 내일도 이 시간에 내 개인실에서 다시 만날수 있겠나?"

 

예상치 못한 부탁이었지만 인연을 이어갈 수 있으니 거절은 하지 않았다.

 

"그럼 내일부터는 조금씩 더 일찍 만나는게 어때? 나 너랑 친해지고 싶어 이것저것 뽑아서 가져올테니까"

 

거절할줄 알아서 반신반의로 물어보았지만 우에하라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약속도 잡았고 개인실로 돌아가 침대위에 누었다. 한번도 들어본적 없었던 우에하라의 진심과 절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널 조금더 이해하고 싶은데'

 

그날따라 잠이 들지 못하고 뒤척였다.

 

다음날 아침

코바시카와는 활기찬 목소리에 기운을 얻어 식사를 끝내고 이라나미와 오전에 뭘할지 정하고 있었다. 요전에 편가르기가 있을 때처럼 딱딱했던 분위기가 점점 풀어졌다. 하지만 항상그랬듯 절망은 예고없이 찾아온다.

 

"에~ 여러분, 즐거운 스쿨 라이프를 만끽하고 계십니까?? 다름이 아니라 오늘을 기념해서 모노쿠마 쌤이 여러분께 드릴 선물이 있답니다! 이 방송을 들은 즉시 1층 체육관으로 모여주세요! 안 오면 규칙위반이예요!!"

 

방송후 한명씩 식당을 나갔다. 코바시카와도 다른 애들과 같이 체육관으로 갔다. 체육관에 도착하니 우에하라는 이미 와있었고 식당에서 만나지 않았던 다른 애들도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모이자 기다렸다는 듯이 모노쿠마가 나왔다.

 

"예~여러분 그럼 이번 동기를 발표하겠습니다. 동기는 바로 이것!!"

 

그러고는 자기옆에있는 상자를 가르켰다.

 

"이 상자안에는 너희들의 '숨기고 싶은 비밀'이 적혀 있는 쪽지들이 있다구 우뿌뿌 그럼 한 사람씩 와서 뽑으세요~"

 

그렇게 뽑은 쪽지 모두 보지 않기로 하고 체육관을 나와 각자 개인실로 돌아갔다. 오늘 오전은 동기에 대한 생각이 접어들때까지 개인실에서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코바시카와의 개인실 벨이 울렸다. 

 

"누구세요?"

 

문을 열고 보인사람은 이라나미나 오오토리가 아닌 우에하라였다. 평소같으면 우에하라 혼자 활동할 시간이었지만 불안함이 가득한 우에하라를 보고 다른 말없이 개인실로 들어오라고 하였다.

 

"미안하다. 너도 혼란스러울텐데 이렇게 갑자기 찾아오다니 그런데 내 쪽지에 나에관한 그러니까, 내가 살인을 꾸미고있다는 그런 말이 적혀있고 그 쪽지를 누군가가 봤다면 어떡해야 하는가"

 

"진정해 우에하라 분명 별거 아닐거야 자 봐"

 

"ㅈ,잠깐 그거 안 보기로 하지않았나?"

 

우에하라의 말도 무시하고 쪽지를 폈다.

 

"음...'우에하라는 일본어를 무척 못한다.' 와 운좋게 너꺼 뽑혔네"

 

내용을 듣자마자 우에하라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너 일본어 어려워하냐? 의외네"

 

"그런 문제는 얘기하지 말도록 하지"

 

이런 상황에서도 아직 희망은 존재한다. 코바시카와는 그 희망을 붙잡고 이 시간이 끝나지 않기를 바랬다.

 

하지만 우에하라가 계획한 시간은 다가오고 결국 오늘이 마지막 일상시간이다. 언제나 그랬듯 밥을 먹고 우에하라의 개인실에 찾아갔다.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마지막 일상이라고는 보여지지 않는 이야기들에 끝을 알리듯 심야시간 방송이 들렸다. 둘은 개인실에서 나가기전 서로를 바라보았다.

 

"코바시카와 만약 내가 재판에서 이기게 되는 일이 있을수도 있다. 그러니 미안하다."

 

"그래 뭐, 나도 너를 투표해야할 상황이 올수도있겠네 나도 미안하다."

 

서로 사과하는 이 이상한 상황에 웃음을 터트렸다.

 

"너는 나를 원망하지 않나? 내가 여기서 나갈려면 너가 죽어야하는데"

 

"물론 너가 멈추지 않는건 원망해 하지만 내가 말린다고 멈출거같지도 않고 게다가 너의 동기를 들은 이상 말리지는 못하겠더라 뭐, 모든일에 변수는 있으니까 그걸 믿어봐야지"

 

"코바시카와, 고마웠다."

 

"너도, 지금까지 수고했어" 

 

그리고 우에하라는 타겟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사라져가는 우에하라를 보며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이제 나도 개인실 돌아가야지"

 

하지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저 내일도 평소처럼 일어나서 다른 애들과 놀고 오후에는 우에하라와 이야기를 하고싶었다. 아니, 그냥 너가 죽는게 싫었다. 행복한 기억들이 절망으로 물들어가는 것을 겪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지금 발을 돌렸다.

 

 

분명 계획한 일이었고 전에서도 겪었던 일들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는 상황이 우에하라의 머리를 울렁거리게 했다.

 

'피를 닦아야해'

 

원래 계획에는 증거인멸을 해야했지만 코를 찌르는 비릿한 피냄새에 아무것도 못했다. 동력실을 나와 화장실로 도망쳐버렸다. 뒤에 인기척이 있는 느낌이 들었지만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개인실로 돌아갔다.

 

 

그날 아침, 사체가 발견됐다.

늘 그랬던 것처럼 조사를 하고 증거를 모았다. 곧 학급재판이 시작됐다. 어제 처리하지 못한 흉기와 증거들에 검정은 우에하라로 지목되는듯 했다. 범행은 다 드러났다. 하지만 남아있는 증거들이 다른사람을 말하고 있었다.

 

'저건 내가 쓰지 않은 물건인데'

 

재판은 점점 진행되고 다잉메세지가 남긴 의미도 풀었다. 결국 재판은 클라이막스에 도착했다.

 

그리고 남은 증거들이 가르키고 있는 사람은 코바시카와, 너였다. 마지막에 모두가 선택한건 우에하라가 아니라 코바시카와였다.

 

"이야 들켜버렸네"

 

코바시카와의 말의 이노리가 울먹이며 말했다.

 

"그럴리가...아무리 초고교급 암살자더라도 우리와 함께있던 코바시카와는 살인을 할 사람이 아니였어요."

 

"맞다. 코바시카와한테 분명 무슨 이유가 있겠지않겠나"

 

"하지만 너희가 알아낸것처럼 나는 우에하라가 살인하려는 걸 봤고 그 기회를 가로챈 거야"

 

"코바시카와 너는 목숨을 버려가면서 나가고싶어하는 사람이 아니잖나"

 

그렇게말하는 우에하라의 눈동자는 점점 현실에 절망해갔다.

 

"아니, 이게 코바시카와 하루히코야 너랑은 달리 나는 이런일들 많이 격어봤어 아무리 내가 너희들 기억에 좋은 친구였다고 해도 결국 나는 우에하라를 이용해 살인을 저지른거야"

 

"코바시카와....그럼...너는....왜...증거를....없애지.....않은거야?..."

 

증거에 대한건 킨조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처형을 재촉하려는 것을 거두었다. 코바시카와는 쿠로카와의 말에 한번 미소를 지으며 한숨을 쉬었다.

 

"하...맞아 증거는 일부러 지우지 않았어"

 

"다잉메세지도....너가....남긴거지...."

 

"아 그 다잉메세지 꽤 열심히 준비했는데"

 

"코바시카와 너 역시"

 

".......미안, 증거 없애는건 잘하는데 역시 증거를 만드는건 무리였나"

 

"말해줘라 왜 너가 증거를 남기고 또 미안하다 하는건지 코바시카와....제발"

 

코바시카와는 우에하라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정말 미안하다. 너 계획방해해서 하지만,"

 

"하지만 내가 널 살리고 싶었어 게다가 동기에서도 절망적인 사실밖에 없었으니 여기서 죽던지 밖에서 죽던지 마찬가지야 그런데 너와 함께 있었던 시간이 정말 행복했어 동기와 절망적인 이 상황도 잊어버릴수 있을만큼"

 

"......"

 

"우에하라 너는 아이들의 희망이잖아 그러니까 살아줘 살아서 모두에게 희망을 나눠줘 알겠지?"

 

"코바시카와..."

 

"뭐 이거정도면 내 목숨값은 충분할거같네"

 

제대로 서있을 수도 없었다. 다리가 플려 바닥에 주저앉아 버릴것만 같았다. 코바시카와가 자길위해서 희생했다는 사실에 더욱 절망으로 가득한 마음을 씻어내듯 슬퍼했다. 하지만 슬픈 사실을 전하는 것도 끝내야할 시간이 왔다.

 

"어휴 말들이 너무 많네 그럼 쓸데없는 말은 그만두고 슬슬 가볼까요?"

 

"ㅈ,잠깐 모노쿠마"

 

"예- 이번 사건의 검정인 초고교급 암살자 코바시카와군을 위해 스폐셜한 벌칙을 준비했습니다"

 

"차라리 나를 처형시켜라 내가 살인계힉을 꾸미고 살인을 저질렀다. 그러니 제발"

 

"벌칙-타임"

 

모노쿠마의 말이 끝나자마자 너는 처형장으로 끌려갔다. 너의 손가락이 쓸려 상처가 나고 쇠사슬에 목이 졸렸지만, 하지만 너는 마지막까지 날보며 웃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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