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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크리스마스의 약속

히연

밖으로 나오자 하늘에선 눈꽃이 하롱하롱 떨어졌다. 여기저기서 나오는 캐롤과 크리스마스트리들이 괜히 기분을 들뜨게 만들었다. 즐거운 성탄절이었다.

빛나는 빛들 사이에서 요미우리는 마에다를 발견했다. 추운지 살짝 상기되어 있는 볼에 자기와 커플로 맞추겠다며 산 베이지색 롱코트와 좀더 옅은 색의 하얀 니트를 입고있었다.

"앗, 요미우리 왔어?"

"어. 마에다 미안. 내가 늦었지?"

"아니,별로 안기다렸어. 우리 이제 어디가?"

마에다는 나의 팔에 팔짱을 끼고선 웃으며 물었다. 그의 모습은 충분히 어여뻤고 귀여웠다. 양손으로 얼굴을 주무르며 일단 가자. 라고 하자 군말없이 따라와주었다. 

걸으면서 여러 이야기를 했다. 오늘도 못나올 뻔했어, 상사가 얼마나 괴롭히는지. 주된 이야기는 나의 신세한탄이었지만 마에다는 진심으로 화를 내며 나를 위로해주었다. 이렇게 즐거운건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한참을 걸어 도착한곳은 한 광장에 위치한 야외 스케이트장. 평소 스케이트,스케이트~ 노래를 부르던 마에다를 위해서 이번에 새로 개장한곳으로 찾아왔다. 마에다는 눈을 반짝이며 기뻐했다. 꼭 신기한 물건을 본 유치원생같았다.

"어때, 좋아?"

"응! 요미우리, 진짜 좋아! 나 여기 정말 오고싶었어! 빨리가자!"

마에다는 나의 손을 잡아끌곤 빨리가자며 재촉했다. 스케이트화를 빌리고 얼음판 위에 올라서자 마에다는 그대로 넘어지고 말았다.
제법 크게 넘어졌는지 콰당하고 소리가 났지만 정작 자신은 뭐가 즐거운지 헤실헤실 웃고있다. 나는 마에다에게 손을 내밀어 일으켜 주었다.

"내 손잡아봐. 타는법 알려줄께"

한걸음한걸음, 갓난아기의 걸음마를 알려주듯 너와 나는 두손을 꼭 쥐고 서로서로에게 몸을 의지하고 조금조금 앞으로 나아갔다. 한 10분정도 같이 걸어가주니 익숙해졌는지 조금조금씩 스케이트를 밀고선 앞으로 나아갔다.

"요미우리, 이것봐!! 나 앞으로 나아가고 있어!!"

"오, 특종인걸? 마에다 유우키 스케이트 마스터하다!!"

"하하, 그게 뭐야. 나 특종감인거야?"

마에다의 모습은 빛나보였다. 얼음판에 반사되는 불빛이 마에다의 얼굴을 빛내주었고 너의 작고 하얀 손은 더욱 부각되어보였다. 1시간 정도 지났을까 이제 힘들다며 마에다는 얼음판 밖으로 나왔다.

"어때, 재미있었어?"

"응! 완전 즐거웠어. 나 진짜 스케이트에 소질있나봐. 아, 근데 나 이제 배고파. 우리 뭐 먹으러가?"

"레스토랑 예약해뒀어.가자."

레스토랑은 호텔에 위치한 고급스러운 곳이었다. 클래식이 흘러 나오는 조용한 분위기의 레스토랑. 미리 예약을 해놓았던 탓에 자리에 앉자마자 음식이 나왔다. 
달그락달그락 그 이후로는 서로음식먹기에 집중했다. 배가 고팠는지,음식이 맛있었는지 마에다는 음식에 집중했다. 

음식을 먹다 고개를 들어보니 마에다의 입에 스테이크소스가 묻은 걸 발견했다. 손을 뻗어 닦아주려다가 괜히 놀려주고 싶었다.
순식간에 손으로 턱을 잡아 고개를 올리고 입을 맞추었다. 순간 마에다의 얼굴이 붉어졌다.

"너, 뭐하는 짓이야!."

"앗, 소스가 묻었길래 닦아줬는데, 싫어?"

"이씨.. 나도 몰라!"

아,부끄러워한다. 또 다시 흐르는 정적. 그 사이에 들리는 클래식. 즐거운 순간이다.
오늘의 하이라이트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화장실에 다녀온다는 핑계로 마에다를 식당에 두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밖에는 아직도 눈이 내리고 있었고 사전에 빌려놓은 장소에는 아무도 없었다. 꽁꽁언 손을 녹이며 얼음판위에 의자와 꽃등을 올려두고 다시 마에다를 데리러갔다.

왜 이렇게 늦었냐며 투덜거리는 마에다의 눈을 가리고 손을 잡아 이끌며 아까 그 얼음판으로 향하였다. 조금조금 스케이트를 처음타던 아까의 모습처럼 마에다를 데리고 갔다. 얼음판위 중앙에 위치한 의자에 마에다를 앉히고 눈가리개를 풀어주었다.

눈가리개를 벗자 마에다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놀라움을 금치못할 정도로 화려했다.
자기가 앉은 의자를 중심으로 둘러싼 장미꽃잎들과 그것들을 비추고 있는 조명들.
그리고 자기앞에 한쪽무릎을 꿇은 채 앉아있는 요미우리 니케이.

"자,그럼 인터뷰 시작합니다. 마에다 유우키 본인맞습니까?"

"하핫, 이게 뭐야. 네 맞습니다."

"당신은 요미우리 니케이의 애인이 맞습니까?"

"네,저는 요미우리 니케이의 애인입니다."

요미우리는 코트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하나를
꺼내들었다. 상자를 열자 그 속에는 작은 다이아가 박혀있는 반지가 들어었다. 요미우리는침을 한번 삼키곤 그것을 마에다에게 내밀며 말했다.

"마에다 유우키, 당신은 요미우리 니케이의 영원한 반려자로 사시겠습니까?"

"어,.? 이게.. 지금 프로포즈하는거야?"

마에다는 크게 놀랐다. 분위기에 조금 눈치를 챘지만 그렇다고 정말 프로포즈일줄은 몰랐을꺼다. 마에다는 살짝 울먹거렸다.

"빨리 대답해줘. 영원한 반려자가 되시겠습니까?"

"당연하지. 저는 요미우리 니케이의 영원한 반려자가 되겠습니다!!" 

요미우리는 마에다의 손에 반지를 끼워주곤
자신의 손도 내밀었다. 똑같은 디자인의 커플링이었다. 요미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다 마에다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입을 맞추었다. 서로의 숨이 섞여들어가 한 숨,
한 숨 나올때마다 하얀 입김이 나왔다. 두 사람위로
하얀 눈이 내리고있었다. 하지만 둘은 개의치 않고
서로의 입을 맞추었다.

눈 내리는 화이트크리스마스에 둘은 영원을 약속했다.

THANK YOU ! 

2017 / 12 / 25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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